마찰의 정의

언제든지 직간접적인 표면접촉을 하고 있는 두 고체가 상대운동을 하려고 할 대는 항상 그 운동에 대한 저항이 생기는데 이러한 현상을 마찰이라 하며 이 때의 저항력을 마찰력이라 한다.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이 마찰손실로 소비되는 것을 생각할 때 마찰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설계의 개선이나 재질의 개선 혹은 윤활제의 개선을 통하여 마찰을 줄이는 일은 현대기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한 가볍게 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 많은 부분들이 적당한 마찰을 필요로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한 마찰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걸음을 걷는 일, 자동차의 시동을 걸거나 혹은 커브길을 달리는 일, 또 손으로 어떤 물체를 잡는 일등은 만일 마찰이 너무 작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충분한 마찰의 유지는 또한 못이나 나사 그리고 볼트등과 같은 조임기구에서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불필요한 마찰이 있을 때 이를 줄이는 일과 마찰을 필요로 하는 곳에 충분한 마찰을 유지하는 일은 마찰에 관한 커다란 두 범주이지만 세 번째 영역으로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마찰을 필요로 하는 좁은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 일이다. 마찰이 너무 작으면 요구하는 시간에 차가 정지하지 않고 또 마찰이 너무 크면 갑작스런 정지로 승객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자동차의 브레이크는 이의 전형적인 예라고 하겠다. 마찰을 좁은 범위내에서 유지시켜야 하는 다른 예로는 압연공정과 또 여러종류의 동작을 잘 제어해야 하는 정밀기계부품등을 들 수 있다. 마찰에 관한 네 번째 범주는 마찰로 인한 진동을 제거하는 일이다. 마찰로 인한 진동은 기계부품간의 접촉부분에서 끽끽거리는 소리를 유발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찰진동을 필요로 하는 때도 있는데 진동에 의하여 소리를 내는 바이올린과 같은 경우는 이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Annual Report of the KNIT, Vol. 12,pp 53~65, 1991 중에서>

마찰이론의 발전

마찰에 관한 초기의 연구자들은 Amontons (1699), Coulomb (1785), 그리고 Morin (1833)등이다. 이들은 마찰은 접촉표면의 표면돌기들의 맞물림때문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이러한 이론으로 마찰력이 하중에 비례하고 접촉면적의 크기와 무관하였던 그들의 실험적 관찰을 설명할 수 있었다. 마찰 현상에 관한 이러한 설명을 ‘거칠기가설’ 혹은 ‘맞물림이론’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논문을 읽어보면 그들은 마찰의 원인에 대한 다른 이론을 신중히 고려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마찰은 접촉표면간의 응착력에 기인한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그들은 이러한 ‘응착가설’을 거부하였는데 왜나하면 이 이론은 마찰은 접촉면적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것을 의미하나 그것은 그들의 실험결과와 반대되기 때문이었다.

이 거칠기 가설은 20세기초까지 마찰에 관한 연구자들의 대체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1920년경 응착가설에 관심이 Hardy와 Tomlinson 같은 이들에 의하여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그 당시 화학이 매우 발전하여 있었고 이러한 화학의 발전은 여러 상태로 오염된 표면의 마찰 성능을 연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표면의 오염 정도를 변화시킬 때 얻어지는 마찰성능의 큰 변화는 ‘거칠기가설’보다는 ‘응착가설’로 더 잘 설명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계속 곤란하게 하였던 것은 응착가설에 의하면 마찰력은 접촉면적의 크기와 비례하여야 하는데 그들의 실험결과는 이러한 가설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어려움들은 1940년대에 들어와서 세 연구그룹들에 의하여 깨끗이 없어지게 되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연구를 하였던 이들은 전기 접촉에 관한 연구를 하던 Holm, 금속 절삭가공에 관한 연구를 하던 Ernst와 Merchant, 그리고 표면의 화학적 성질에 관하여 연구를 하던 Bowden과 Tabor이었다. 이 연구가들은 공통적으로 “외관상의 접촉면과 실접촉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고 마찰력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실 접촉면이다.”라고 지적하였다. 실 접촉면의 크기는 하중의 크기에 비례하여 커질 수 있으나 외관상의 접촉면의 크기와는 무관하므로 이들의 이론은 마찰력은 외관상의 접촉면의 크기와 무관하다는 다른 연구가들의 실험 결과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현재까지 마찰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고 이 ‘응착가설’은 연구가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한가지 놀라운 일은 이러한 마찰이론의 발전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에게는 잘 알려지지않아서 아직도 많은 이들이 매끄러운 표면이 곧 마찰이 없는 표면이라는 ‘거칠기 가설’을 신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응착이론

그러면 이제 응착이론에 대하여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이 일을 위하여 두 표면이 하중 에 의하여 접촉하고 마찰력 에 의하여 미끄러지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여기서 실접촉면의 평균전단응력이 일때 미끄럼이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마찰력 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식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마찰계수는

  

이 되며 여기서 는 경도 ()를 나타낸다.

실 접촉면을 이루는 접촉점등의 전단에 대한 전단강도 는 두 접촉면 중 연한 재료의 전단강도 를 크게 초과하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고 이 사실은 실험에 의하여 증명되었다.  따라서 이 되고, 최종적으로


가 된다.

이 식에 의하면 마찰계수는의 비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들은 접촉재료 중 연한 재료의 전단과 압축에서의 소성가공에 대한 저항을 나타낸다. 이들은 원자간 결합력이나 전위의 상태등에 따라 재료간에 유사하게 변하는 양이므로 이 비율이 매우 넓은 범위의 재료에 있어서 유사하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납이나 저 탄소강 같은 재료들은 전단강도와 경도에 있어서는 약 100배의 차이가 나지만 마찰계수 는 저탄소강은 1.0 그리고 납은 1.2로서 두 경우에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마모 발생 기구

마모는 표면의 상대운동 결과로 미세한 입자들이 접촉면에서 이탈되는 현상으로 정의되며, 모든 기계 장치에서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현상이다.마모의 원인으로는 응착, 부식, 절삭, 피로, fracture 및 화학적 상호작용 등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마모는 한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게 된다.

마모의 종류 및 발생 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응착마모(Adhesive Wear) :

두 표면이 접촉하여 상대운동을 할 때, 두 표면의 원자들간에 존재하는 인력에 의하여 두 접촉면이 응착되어서 한 접촉면으로 부터 파편이 떨어져 나오는 형태의 마모를 말함.

절삭마모(Abrasive Wear):

거칠고 단단한 표면이나 혹은 거친 입자를 포함한 연한 표면이 연한 표면과 상대운동을 할 때 연한 표면에 절삭작용을 함으로써, 연한 표면의 물질이 제거되는 형태의 마모를 말한다.

 
 

부식마모 (Corrosive Wear):

상대운동이 부식적인 환경에서 일어날 때, 접촉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환경과 접촉표면과의 화학적인 작용으로 생긴 화합물이 표면으로 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표면피로마모(Surface Fatigue Wear):

이 형태의 마모는 한 궤도를 따라 반복적인 상대운동이 있을 때 발생한다. 반복하중은 표면 혹은 표면 아래에 크랙을 형성하게 하는데, 이 크랙이 결과적으로 그 표면의 파괴를 야기시키게 된다.

미동마모 (Fretting):

접촉표면들이 작은 진폭의 진동을 받게 될 때 일어나게 된다. 접촉표면이 작은 진폭의 진동을 받으면, 접촉표면으로부터 매우 작은 마모입자가 생성되게 되고 (응착마모), 이 입자들은 곧 산화되어 단단한 산화물을 만들며(부식), 이 산화물들이 절삭마모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의 마모는 미동 부식마모 (Fretting Corrosion)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침식마모 (Erosive Wear) :

고체의 표면에 고체나 혹은 액체 입자들과 부딪힘에 의하여 마모되는 현상을 말한다. 낙수에 의하여 바위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침식마모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